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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이야기/투자 놀이터

[채권공부] 채권의 기본 개념 (채권 가격과 금리)

by Jevestor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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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채권을 처음 접했다면 그 구조를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채권이 생소해서 때문이 아니라 채권이라는 상품 자체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예금, 주식과 다소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채권은 이자 수익이 있어 금리 개념도 가지고 있고, 또 만기가 있어 기간의 개념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주 복잡하게도 이러한 개념 때문에 금리와 가격이 반비례하는 구조도 가지고 있다. 아마 대다수는 이 부분에서 혼란을 느낄 것이다. 다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채권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이 높아진다는 이상한 논리 앞에서 누구나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을 테니까.

채권 금리와 가격 구조 (출처: xtbs.com.au)

 

채권은 복잡하지만 간단한 예시를 보면 그 구조를 이해하기 쉽다. 자 당신의 돈 100만원을 친구에게 빌려준다고 가정하자. 이 때, 친구는 1년 후 이자를 5%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당신은 조건이 마음에 들었는지 승낙했다. 당신은 현금 100만원을 친구에게 빌려주었다. 그리고 친구는 1년 뒤 100만원과 이자 5%를 합친 105만원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친구는 그 약속의 증표로 모든 내용이 적힌 영수증을 당신에게 주었다.

 

지금 당신 손에 들린 이 영수증을 한번 잘 살펴보자. 만약 당신이 이 영수증을 남에게 양도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남에게 팔 수 있다면, 당신은 얼마에 팔 것인가? 아마도 당신은 105만원에 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시간을 돌려 다시 돈을 빌려주려 했던 때로 돌아가보자. 아까와 다르게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가 한 명 더 늘어났다. A친구는 기존과 동일하게 1년 이자 5%를 제시했다. 그러나 B친구는 돈이 꾀나 급한 모양이다. A친구와 다르게 6% 이자를 주겠다고 했다. 당신은 B친구가 안타까워 (아니면 이자를 더 받고 싶어서) A친구 대신에 B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결심했다. 당신은 100만원을 건넸고, B친구는 다시 100만원과 이자 6%를 합친 106만원을 1년 뒤 돌려주기로 약속하며 영수증을 당신에게 건넸다.

 

다시 영수증을 한번 보자. 당신은 이 영수증은 얼마에 팔 것인가? 당연히 이번에는 106만원에 팔고자 할 것이다. 이제부터 이 영수증을 채권이라 바꿔 불러 보자. 당신의 채권 가격은 어떻게 되었나? 빌려주는 돈은 100만원으로 똑같지만, 붙인 이자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즉, 이자가 높을수록 채권 가격도 높아졌다.

 

채권의 할인율

허나 이건 좀 이상하다. 앞서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금리가 높을수록 채권 가격도 높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채권 금리가 높을 때 채권 가격이 낮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채권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방식과 다르게 금리에 따른 할인율이 먼저 적용돼 가격이 결정된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위해 다시 A친구와 B친구의 이자 조건을 예시로 들어보자.

 

A친구는 100만원을 빌려주면 1년 뒤 105만원을 준다는 조건 대신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1년 뒤 100만원을 줄테니까 지금 95만원을 빌려줄래?". 그리고 B 친구도 비슷하게 말했다. 마찬가지로 "1년 뒤 100만원을 줄께, 지금 94만원을 빌려 주면 안되겠니?". 이자율은 이전과 동일하다. A친구는 약 5%의 이자를 제시했고, B친구는 약 6%를 제시했다.  (정확한 이자율 계산 대신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간단히 표현한다.)

 

자 다시 생각해보자. 당신은 A친구가 1년뒤 100만원을 준다는 영수증을 얼마에 살 수 있나? 당연히 95만원이다. 당신은 95만원을 주고 1년뒤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살 수 있다. 그럼 B친구의 영수증은 어떠한가? 마찬가지로 당연하게도 당신은 1년뒤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94만원 주고 살 수 있다. 자 친구들이 제시한 이자율에 따라 영수증 가격이 어떻게 되었나? 이자가 높을 수록 영수증 가격은 떨어졌다. 반대로 이자가 낮을 수록 가격은 높아졌다.

 

채권의 개념이 어려운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상품에 금리와 만기가 있다는 것이고, 이에 더해 금리가 선행적으로 할인되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위에 설명도 너무 복잡한가? 마치 매번 역으로 계산해야 될 것만 같은가? 그럼 더 쉽게 이해해보자.

 

수요와 공급

모든 건 수요와 공급이다. 이건 채권도 똑같다. 너도 나도 돈을 빌리는 상황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자. 이자를 높게 주어야 돈을 빌릴 수 있을까, 아니면 이자를 낮게 주어도 돈을 빌릴 수 있을까. 답은 쉽다. 높게 주어야 한다. 돈을 빌리겠다는 사람이 많다면, 나는 A와 B친구처럼 경쟁하기 위해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말해야 한다. 만일, 내가 제시한 이자가 남보다 낮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나보다 높은 이자를 제시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것이다. 그럼 나는 정말 돈을 빌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 마찬가지로 이 상황에서 돈을 갚겠다는 내 영수증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 너도 나도 돈을 빌리겠다 하니, 나처럼 영수증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영수증의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그럼 당연히 공급이 넘치는 영수증들의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을 영수증에 대입해보자. 위와 같이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가 없고 채권을 팔겠다는 공급만 많다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어떻게든 내 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즉, 돈을 빌리기 위해) 나는 채권 금리를 높게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자 이제 쉽게 이해되는가? 채권이 아무리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고 해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선 다른 상품과 다를 바 없이 매우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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